이 글은 방어적으로 썼다. 원격근무를 한다고 하면 한국 사람 열에 아홉은 "그래서 뭐 하는데?"라는 눈빛을 보냈으니까. 지금은 방어할 필요가 없다. 코로나 이후로 세상이 바뀌었고, 원격근무는 더 이상 변태적인 선택지가 아니게 되었다. 다만 — 이 글에 담긴 분노는 여전히 진짜다.


어깨가 올라가 있었다. 전화를 끊고 나서야 알았다. 한국에 있는 친구한테 "나 원격으로 일해"라고 말했을 때, 친구가 잠깐 침묵한 뒤 "그래서... 돈은 어떻게 벌어?"라고 물었다. 그 침묵의 무게가 어깨에 올라왔다.

원격으로 일한다는 건 — 적어도 내가 시작한 2018년에는 — 한국에서 '백수의 고급 버전' 정도로 인식되었다.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다 = 일하지 않는다. 이 등식은 꽤 견고했다.


「유럽 vs 한국 — 일의 의미가 다른 곳」에서 적었듯이, 한국에서 일은 정체성이다. 출근하는 것이 일의 증거이고,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이 성실의 증거이다. 이 시스템 안에서 '원격근무'란 — 증거가 없는 일. 증명할 수 없는 성실.

유럽에서는 달랐다. 프리랜서 비자로 독일에 와서, 카페에서 노트북을 열고, 클라이언트와 줌으로 미팅하고, 밤에 코드를 짜는 것 — 이건 그냥 일이었다.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. 어디서 일하든, 결과물이 나오면 그만이었다.

그런데 한국에 전화할 때마다 — 어깨가 올라갔다. 설명해야 했으니까. 증명해야 했으니까.


원격근무의 진짜 모습을 말하겠다.

아침 9시에 일어나서 — 카페에 가지 않는다. 집에서 노트북을 연다. 영상통화를 세 번 한다. 시차 때문에 한국 클라이언트와는 아침에, 미국 클라이언트와는 밤에 통화한다. 그 사이에 작업을 한다. 혼자.

혼자 일한다는 건 —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. 칭찬도 없고, 피드백도 늦게 온다. 자기 관리가 안 되면 3일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도 눈치 볼 사람이 없다. 그 자유는 — 자기 파괴의 자유이기도 하다.

나는 둘 다 겪었다. 한 달 동안 미친 듯이 일해서 프로젝트 세 개를 끝낸 적도 있고, 2주 동안 넷플릭스만 보다가 자기혐오에 빠진 적도 있다. 사무실은 이런 극단을 방지해준다. 원격근무는 — 극단을 본인이 관리해야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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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원격근무가 게으른 거 아니냐고?

아니다. 원격근무는 게으를 자유가 있는 것이다. 그 자유 안에서 게으르지 않기로 매일 선택하는 것이다. 그 선택의 무게는 —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무게다. 더 가볍지 않다. 다를 뿐이다.

「퇴사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」에서 적었지만 — 나는 결국 누군가의 시간표 안에서 일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었다. 내 신경계가 거부했다. 원격근무는 '편해서' 선택한 게 아니라, 그게 내가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어서 선택한 것이다.


코로나 이후로 세상이 바뀌었다. 이제 원격근무는 특이한 선택이 아니다. 하지만 — 한국에서 원격근무가 '진짜 일'로 인정받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. '출근 = 일'이라는 등식이 여전히 강하니까.

이 글을 방어적으로 썼다는 걸 안다. 지금 다시 읽으면 — 그 방어적인 톤 자체가 당시 내가 얼마나 인정받고 싶었는지를 보여준다. 지금은 인정이 필요 없다. 결과물이 증거니까.


당신은 어디서 일할 때 가장 잘 일하나요?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고 있나요?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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