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글은 여행을 멈추기로 결정한 직후에 적었다. 멈추는 것이 떠나는 것보다 더 용기가 필요했다. 지금 돌아보면 — 멈춘 그 순간이 진짜 시작이었다.


다리가 무거웠다. 공항 의자에 앉아서 —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, 더 이상 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마주하고 있었다. 배낭을 든 팔이 — 그냥 지쳤다. 물리적으로.

30개국을 돌았다. 「30개국이 가르쳐준 것」에서 자세히 적었지만 — 짧게 말하면, 여행은 답을 주지 않았다. 불편함을 줬다. 그 불편함이 축적되어 — 어느 순간, 더 이상 불편함을 견디는 것 자체에 지쳤다는 걸 알았다.

여행의 끝은 장엄하지 않았다. 공항 의자에서, 그냥 — 아, 이제 됐다 — 하고 느낀 것이었다.


여행을 멈추는 건 — 여행을 시작하는 것보다 어렵다.

시작할 때는 이야기가 있다. 모험. 자유. 나를 찾는 여정. 사람들이 응원해준다. "용기 있다!" "부럽다!" "나도 그러고 싶다!"

멈출 때는 이야기가 없다. 포기인지 성장인지 — 나도 모르고, 다른 사람은 더 모른다. "다시 정착하는 거야?" "여행 질린 거야?" "현실로 돌아오는 거야?" 이 질문들이 전부 판단처럼 들렸다.


여행이 끝났을 때 남은 것들.

첫째, 어디서든 살 수 있다는 자신감. 이건 진짜다. 30개국을 돌면서 — 어떤 환경에서든 잠자리를 구하고, 밥을 먹고, 일하는 법을 배웠다. 이 기본 생존 능력이 — 나중에 혼자 사업을 만들 때 기초가 되었다. 두려움의 기준선이 낮아진 것이다.

둘째, 편안함은 성장의 적이라는 확신. 불편했던 나라마다 뭔가를 배웠다. 편안했던 나라에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. 이건 여행뿐 아니라 삶 전체에 적용되는 원칙이었다.

셋째, 우울증은 지도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사실. 어디를 가든 3am의 생각은 같았다. 「도통 잠이 오지 않는 당신에게」에서 적었듯이 —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서울에서나 리스본에서나 같은 무게였다. 위도가 바뀌어도 뇌는 바뀌지 않았다.

Soulin members get the full essay library, private group chat, the Soulin OS e-book, and every tool — all for $10/mo. Join Soulin →

Full essay library · Private group chat · Soulin OS e-book · Every tool · $10/mo

넷째, 집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깨달음. 30개국에서 집을 찾으려 했다. 못 찾았다. 베를린에서 멈추고 —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.


여행자에서 정착자로 바뀌는 순간은 — 드라마틱하지 않다. 어느 날 아침에 똑같은 카페에서 똑같은 커피를 시키는 자신을 발견하고, 그게 싫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. 반복이 감옥이 아니라 기초라는 걸 느끼는 것이다.

나는 반복을 두려워했다. 한국에서의 반복이 나를 질식시켰으니까. 하지만 내가 선택한 반복은 — 다른 무게였다. 누군가가 정해준 반복이 아니라 내가 만든 반복은 — 자유의 다른 이름이었다.


여행의 끝에서 배운 것은 결국 하나다.

떠나는 것은 쉽다. 머무르는 것이 어렵다. 그리고 머무르기로 결정한 곳에서 —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는 것. 그게 자유의 다음 단계다.


당신은 아직 떠나는 중인가요, 아니면 머무를 곳을 찾은 건가요?


Thread: The Lost
← Previous: 「워케이션과 코리빙의 진실」
→ Next: (The Lost thread continues in steady state)


자유, 치유, 그리고 혼자 만드는 삶에 대해 씁니다. 여정을 위한 도구 → soulin.co

More from the journal · The Lost

  • The Art of Owning Nothing
  • What 30+ Countries Taught Me About Freedom
  • I Left Home With -$2,000 and No Plan